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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칼럼_171009] 나다움의 행복을 꿈꾸자
관리자 | 2017-10-11 14:17:03 | 1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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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긴 연휴가 끝났다. 오랜만에 함께했던 가족, 친척, 친구들과의 정겨운 만남과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이제 일상으로 돌아왔다. 이번 연휴는 모처럼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었던 그야말로 축복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모든 이들에게 행복했던 것만은 결코 아니다. 짐작하겠지만 취업을 준비하고 있거나 결혼 적령기를 훌쩍 넘긴 청춘들에게는 그리 반갑지 않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오죽했으면 연휴기간 동네 앞 사거리에 ‘취업도, 결혼도 얘기하지 않으마...., 그저 건강하고 힘내라! 아들 딸들’이라는 플래카드가 걸렸을까.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황금 연휴기간 중에도 고향에 내려오지 않고 발도 제대로 뻗지 못하는 고시원 쪽방에서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작년에 청년 취업준비인구는 65만 2천여 명으로 추산됐고 그 중 공무원시험 준비생 이른바, 공시족은 39.3%에 육박한다고 한다. 더욱이 최근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방안으로 공무원 추가채용 계획이 발표되면서 더 많은 이들이 공무원 시험 준비에 나서고 있고, 직장인은 물론 심지어 청소년들까지 공시열풍에 합류하고 있다.

청년을 보고 투자한다는 세계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는 공시생이 모여 있는 노량진을 방문하고 하루 15시간 이상 공부하고 1.8%의 성공확률에 배팅하고 있는 한국의 청년들은 그 어느 나라보다 치열하게 살고 있지만 그에게 더 이상 매력적인 투자처는 아니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이유가 무엇일까? 물론 근본적인 원인은 청년들이 갈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무엇보다 직업 트렌드의 변화이다. 과거의 직업 선택의 기준이 고액 연봉과 사회적 지위 등이 우선이었다면 지금은 과거와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많은 청년들이 최소한의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고용안정성이 필수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 뒤를 이어 ‘생활 및 여가의 보장’, ‘미래 성장 가능성’이 중요하다고 꼽았다. 한마디로 결혼, 출산, 자기계발, 취미생활 등 개인의 삶을 우선시하며 정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직업을 택한다는 것이다.

물론 엄연히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고 또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할 때 가장 행복할 수 있으므로 뭐라 탓할 수는 없다. 다만, 각기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서로 발전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보면 결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일자리가 없는 것이 아니다.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취업난 속에서 한 쪽에서는 구인난이 심화되고 있다. 공무원과 공공기관 등 공공부문과 대기업에는 사람이 몰리고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이 없어 아우성이다.

물론 중소기업의 일자리가 많다고 쉽게 해결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중소기업은 여전히 청년들에게 매력적인 곳은 아니다. 대부분 근무여건 등이 열악하고 문화 복지 편의시설과 지원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중소기업 입장에서도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영환경 속에서 생존이 우선이기에 청년들의 입맛에 맞게 다양한 지원을 해 주고 싶지만 대부분 여력이 없는 실정이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청년들이 머물고 싶고 일하고 싶은 중소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중소기업의 근무환경을 대폭 개선하는 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중소·벤처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현장 중심의 지원프로그램과 청년과 기업들이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얘기를 나누고 공감하는 자리가 자주 마련되어야 한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로 서로를 이해해야 한다.

지금 현재 어렵고 힘들다고 해서 단순히 편안하고 안정된 직장에만 안주해서는 안 된다. 정작 본인이 잘할 수 있고 또 좋아하고 평소 생각하는 가치를 만족시키는 직업에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 남들을 의식해서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 100세 시대 멀리 보고 자신만의 색깔, 삶의 의미, 나다움의 행복이 무엇인가를 스스로에게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미래의 직업세계도 변화될 전망이다. 먼 미래를 보고 직업을 찾는 혜안도 필요하다.

청년들은 우리 전라북도의 미래 자산이다. 또 우리의 희망이다. 그 희망이 꽃을 피우고 열매 맺도록 지속적으로 보살펴야 한다. 금방 지는 꽃이 아닌, 우리 청년들이 나아가는 그 길이 언제나 꽃길이 되도록 우리 모두가 지혜와 역량을 모아야 한다.

너도 꽃피고 나도 꽃피면/ 결국 풀밭이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새전북신문] http://www.sjb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549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