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_171204]로컬지향의 시대...전북은
관리자 | 2017-12-12 15:11:19 | 1262
- 매체명 : 새전북신문
- 링크주소 : http://www.sjbnews.com/news/news.php?code=li_news_2017&number=618551
로컬 지향의 시대…전북은
전북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 꼭 필요한 것……, 요 며칠 고민하고 있는 핵심 키워드다. 다름이 아니라, 내년도 지역혁신프로젝트 아이디어 발굴을 위해 그야말로 마른 수건을 짜는 느낌으로 고민하고 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이런 저런 고민을 하다 우연히 접하게 된 책이 마쓰나가 게이코 교수의 ‘로컬 지향의 시대’라는 책이다.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명제가 와 닿는 글로컬(글로벌+로컬) 시대에, 지역을 넘어 세계로 향유되는 좋은 사례를 담고 있어 함께 공유했으면 한다.
최근 지방분권 시대, ‘지방정부’의 무한 경쟁이 본격 시작됐다. 일자리 창출을 넘어 산업적 기반 마련이란 화두가 지방정부에 주어졌다. 과거 ‘지방자치단체’라는 틀에 갇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에 한계를 지웠다면 현재는 중앙정부보다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규제를 없애고 기업을 유치하며 시민의 삶의 질을 위해 글로벌 도시들과 교류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지자체는 인구감소, 고령화, 노인·여성·청년문제 등으로 불안한 미래에 직면해 있다. 15세 이상 64세 이하의 생산가능 인구 비중이 줄어드는 것을 뜻하는 ‘인구 절벽’은 출생아가 36만 명까지 줄어들 정도로 인구 감소가 심각해지고 수도권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지방에는 이러한 인구 절벽이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자생적으로 해결하면 좋겠지만 현실은 복잡한 여러 요인과 지역 여건이 서로 달라 명쾌한 해법은 제시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그에 따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마쓰나가 게이코의 ‘로컬 지향의 시대’는 우리와 비슷한 현실에 직면에 있는 일본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몇 가지 의미를 제시해 주고 있다.
초고령화 사회인 일본은 896개 도시가 2040년 소멸할 것이라는 일본 정부의 ‘소멸 가능성 도시’ 발표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 중 ‘소외의 발상지’로 알려진 시마네 현 서부, 시마네 현에서도 다시 산속으로 들어가야 나오는 오난 정이라는 곳이 있다. 이곳은 인구 1만 2천명 중 40퍼센트가 고령자이며 과소화가 심각한 곳이다. 마을의 미래에 위기를 느낀 면사무소는 산업 유치와 인구 증가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일본 최고로 아기 키우기 좋은 마을’을 내걸고 도시민의 귀촌을 늘이는 방책을 마련했다.
오난은 먼저 아동 의료비를 무료로 했고, 둘째 아이부터는 보육료도 없앴다. 싱글맘 이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지역 경쟁력과 일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A급 맛 자랑 마을’이라는 타이틀로 지역의 음식을 활용한 레스토랑을 관광지로 만들고 유명 셰프를 기용한 교육을 통해 인재를 만든다는 정책을 펼쳤다. 그 결과 20~30대 여성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이 밖에도 2·3세 젊은 기업인이 협업과 개방을 통해 새로운 관광 자원을 창출해낸 도쿄 스미다 구, 세련된 디자인과 고급화 전략으로 지역 특산물을 되살린 나가사키(長崎)현 하사미(波佐見) 마을 등 다양한 부활 모델을 보여준다.
최근 젊은이들의 성향이 어떻게 바뀌고 있고 지향하고 있는 점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면 로컬지향의 시대를 점진적으로 앞당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렇게 청년층들이 도시집중화에 머무르기보다 그들이 원하고, 바라는 욕구를 어떻게 해결해 줄 수 있는가를 명확히 파악하고 집중함으로써 도시집중화, 고령화에 대한 문제를 직,간접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5대 국정 목표에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이 포함됐다. 지역 균형발전을 화두로 삼은 것이다. 과거에는 대기업 유치, 정부기관·공기업 이전 등의 방법이 주를 이뤘다. 이런 시도가 반드시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역과 기업이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서로 발전할 수 있는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로컬 지향성’에 주목해 지방을 초고령화·낙후지역 등 골칫거리가 아니라 새로운 성장을 주도할 ‘희망의 싹’으로 보자고 말한다. ‘지방 문제를 해결하자’는 도시 중심적 시각에서 벗어나 ‘지방이 보유한 자원을 어떻게 활용해 발전할 것인가’라는 지방 중심적 관점으로 지역 발전과 불균형 해소 문제를 바라보자는 것이다. 지역 불균형 심화, ‘인구절벽’ 위기 등 일본과 비슷한 상황에 처한 우리 지역에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저자는 “로컬 지향의 시대에는 양적 성장에 초점을 맞춘 기존 지역육성 정책은 통하지 않는다”며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며 지방이 보유한 고유 자원으로 매력을 창출해 사람을 끌어들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다가오는 무술년 황금개띠해는 그동안 위축되었던 마음을 털어내고 도민 모두가 자신감을 갖고, 전라북도 발전을 위해 새로운 시대에 가장 살기 좋은 지역으로 만드는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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