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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칼럼_180205] 다시보자 '사랑한다 2월'
관리자 | 2018-02-06 11:02:02 | 957


다시 보자 ‘사랑한다 2월’

입춘이 지났다. 연일 몰아치는 한파가 마치 가지 않으려고 오기를 부리는 듯 하다. 그래 조금만 참자. 머지않아 이 추위도 따뜻한 훈풍에 눈 녹듯이 사라질 것이다. 무술년 새해를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세월이 참 빠르다고 생각하면서도 웬지 허전하다. 딱히 한 것도 없고 달라진 것도 없다. 그 날이 그 날이고 오늘이 어제 같고 그렇다. 그런데 왜 올해는 더 유별나다는 생각이 들까?

새해 시작부터 정치권은 말할 것도 없고 잇단 화재사고와 성추행 파문 등 크고 작은 일들이 온 나라를 시끄럽게 하고 있다. 그야말로 정신이 없다. 다만, 들려오는 안타까운 사고소식에 매서운 삭풍보다 가슴이 더 시릴 뿐이다.

누구나 이 맘 때면 작심삼일(作心三日)의 무기력에 빠져 새해 결심을 무참히 깬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아무리 평범한 인생이라도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분명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달이 지나갔지만, 2018년 무술년을 더 나은 한 해로 바꿀 수 있는 기회는 아직 많다. 새해 결심을 행동으로 바꾸는 것이다.

말은 쉽지만 누구나 경험을 했듯, 행동을 바꾸는 일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생각을 바꾸기가 그렇게 어려운 것만은 아니다. 생각을 약간만 바꾸어도 인생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물론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필자 역시도 매년 금연을 결심하지만 일주일을 넘기기가 어렵다. 그 때마다 아내는 처음부터 아예 끊을 의지가 없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내심 마음은 얼마나 간절한지 모르고 하는 말이다. 이제 크고 거창하게 계획을 세워 고치려 하지 말자. 또 넓게 생각 할 필요도 없다. 나를 둘러싼 작은 것에서부터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것이다. 이렇게만 해도 하루하루의 삶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오늘 하루의 목적과 계획만 잘 세워도 좀 더 충실하고 효율적인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이미 가버린 어제에 대해서 미련을 갖지 말고,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변화의 삶을 바꾸는 것이다.

이제 절기상 봄이다. 물론 꽃샘추위가 쉽게 허락하진 않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누군가는 2월을 '썩은 달'이라고 자조하기도 한다. 솔직히 2월은 누가 봐도 다른 달에 비해 하루 이틀 적어 뭔가 부족한 듯싶기도 하고 마무리도 아닌 끝도 아닌 어정쩡한 달임에는 틀림없다. 또한 3월 새 학기를 준비하기 위한 봄방학이 있고 매년 설날이 있어 더더욱 그렇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2월은 분명 그 나름의 의미가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2월을 움츠린 개구리에 비유하며 개구리가 멈추는 것은 멀리 뛰기 위한 것으로 2월은 봄을 맞는 중요한 계절이라고 했다.
윤보영 시인은 ‘사랑한다 2월’에서
2월 너는 12개월 중에 가장 짧고
1월과 3월에 묻히기도 하지만
내 1년을 만들어 줄 중요한 달! 이라고 했다.

아직 끝나지 않은 2월을 다시 생각한다. 자신을 비롯해 낮은 자세로 주위를 둘러보고 봄 맞을 준비를 하자. 지금 지역 소상공인과 소규모 자영업자는 계속되는 경기 침체속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고 많은 곳에서 고용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청년들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취업난에 꿈마저 포기한 채 꼭꼭 숨어버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개헌문제, 6월 지방선거에 따라 정치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중심을 잡고 각자 맡은 자리에서 진정성 있는 고민을 하고 최선을 다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018 호주 오픈 테니스대회에서 고도약시를 이겨내고 엄청난 부상투혼으로 4강신화를 이뤄낸 정현 선수. 그는 한국 테니스 역사를 새로 쓰기도 했지만 도전보다 포기에 익숙한 ‘N포 세대’의 우리 청년들에게 또 다른 희망이 됐을 것이다. 짜릿한 도전과 패기는 아름답고 싱그러웠다.

삼국유사에는 통일신라 설화인 ‘만파식적(萬波息笛)’ 이야기가 실려 있다. 나라를 걱정하던 문무왕이 죽어 용이 돼 아들 신문왕에게 둘로 갈라진 신비한 대나무를 내리게 되고 이 대나무로 만든 피리가 바로 ‘만파식적’이다. ‘만파식적’을 불면 전쟁에 이기고, 흉년과 전염병이 사라지며, 날씨를 다스릴 수 있었다. 그야말로 태평성대를 이루게 하는 요술피리였다. 사실 이 설화는 둘로 갈라져서는 소리가 나지 않는 대나무를 하나로 엮어 만든 피리를 불어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했다는 점에서 당시 분열된 국론을 한데 모으고 정치적 안정을 꾀하려 했던 신라인들의 염원이 담겨 있는 것이다.

전북은 지금 그 동안의 낙후를 과감히 떨치고 비상의 날개를 펼치고 있다. 과거 정부 10년 동안 차별과 소외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기운을 받아 2023년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를 유치했고 각 분야에서 전북몫 찾기 운동도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전라도 정도 1000년의 해로, 비상하는 전북의 한 해가 될 것이다. 그러나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다시 한번 무술년 목표를 되돌아보고 ‘만파식적’의 마음으로 서로 소통하고 화합하여 각자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래야 전북의 희망찬 봄을 맞을 것이다.

2월 너의 마지막 날
멋지게 한 달을 보낸 나에게 손뼉 쳐주고
웃으면서 3월로 들어서고 싶다.

사랑한다, 2월!

출처 : 새전북신문(http://www.s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