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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칼럼_180306]세월이 청춘에게
관리자 | 2018-03-06 09:21:03 |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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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아무 생각없이 평소처럼 옷을 입고 나갔다가 더워서 혼이 났다. 당분간 변덕스러운 날씨에 옷 입는 것이 혼란스럽겠지만 이제 완연한 봄이다. 봄은 설레임이 있는 희망이다. 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들, 직장에 첫 출근하는 새내기 직장인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정든 고향과 부모님을 떠나는 사람들....., 저마다 사연은 제각각이지만 희망의 꿈을 안고 이 봄을 맞이할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들뜨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봄을 맞는가 하면, 슬프고 더 잔인한 봄을 겪는 이들도 있다. 높은 취업문과 계속되는 실패와 좌절속에서 절망에 빠진 청년들, 차라리 오지 않았어야 할 봄일 지도 모른다. 인생의 찬란한 봄을 누려야하는 이 청년들이 시작도 못한 채 모든 것을 포기하는 N포 세대로 불리는 현실이 안타깝다.

또한, 지난달 한 취업포털사가 4년제 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40.8%가 이번 1학기에 휴학할 것이라고 응답해 10명 중 4명은 개강 당일 학교로 향하지 않았을 것이다. 휴학을 하는 이유로는 학자금 마련(43.6%)과 인턴 등 취업에 도움이 될 사회경험을 위해서 였다고 한다. 현실적으로는 학자금 마련과 취업준비를 해야 하지만 대학생활 중 꼭 해보고 싶은 설문에서는 해외여행을 1순위로 꼽았다. 마음이 짠하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분명 어려운 문제이고 위기상황이다. 하지만 누구를 탓하고 원망하지 말자. 또한 개인의 의지와 노력으로만 개선될 문제는 결코 아니기 때문에 의욕이 없다고 젊은이들에게 왜 더 노력하지 않느냐는 무심한 질타도 삼가하자. 서로가 힘들더라도 더 인내하며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나눠야 한다. 고정관념을 버리고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한 예로 얼마 전 갭이어(Gap year)가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른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갭이어는 학업을 잠시 중단하거나 병행하면서 봉사, 여행, 진로탐색, 교육, 인턴, 창업 등의 활동을 체험하며 흥미와 적성을 찾고 앞으로의 진로를 설정하는 기간을 말한다. 유명배우 엠마왓슨, 영국 해리왕자,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딸인 말리아 오바마 등이 활용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물론 그들과 여건은 다르지만, 우리 대학생들의 갭이어는 삶을 한 템포 쉬어가기 위한 휴식과 나를 알아가기 위한 시간이 결코 아니다. 졸업을 잠시 미루고 자격증 취득과 부족한 공부를 위해 매일 같이 도서관에 나가는 것이다. 청년들에게도 나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인생의 중요한 시기에 재충전과 함께 흥미, 적성을 찾기 위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진정한 ‘나’를 찾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우리도 너무 조급해 하지 말고 좀 더 느긋하게 지켜 보자. 지난해 일자리를 찾아 우리 전라북도를 떠난 청년들이 7천여명에 달했지만, 한편 도내 청년 58.5%가 전북에서 일하고 싶어했고, 전북에 양질의 일자리가 있다면 굳이 떠나지 않겠다는 청년이 무려 6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우 의미있고 중요한 변화라고 생각한다. 아무 것이 없이 가지 말라고 해서 그들이 떠나지 않고 여기에 머무르겠는가?

흔히 어려울수록 인재 육성에 투자하라고 했다. 사람이 희망이자 미래이기 때문이다. 우리 청년들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좀 더 넓고 따뜻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미래를 준비했으면 한다. 머지 않아 온 지천에 꽃들이 만발하고 꽃바람이 온 천지에 진동할 것이다. 비애감에 젖어 남의 잔치에 초대되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다함께 누렸으면 한다. 긴 인생에서 시련을 극복하고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는 담대한 도전이 필요하다.

지금은 고인이 된 변화경영전문가 구본형 작가는 첫 출근하는 딸에게 이렇게 얘기했다.
“그러나 때때로 인생이 우리를 겁주더라도 두려움에 지지 말자. 용기란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 두려움을 딛고 일어서는 것이다. 두려운 상황에서는 두려움을 느끼되, 마음을 달래 세워 두려움이 우리를 쓰러뜨리지 않게 하라.

젊음은 단명하기에 아름답고, 인생은 길기에 누구나 뜻을 세워 살고 싶은 삶에 도전해 볼 수 있다. 누구든 자신의 꽃이 한 번은 필 것이고, 그 때는 그 향기가 진할 것이다.”

오늘도 간절히 소망한다.
‘우리 아들 딸들이 당신의 뜻대로 쓰여 빛나게 하소서. 그리하여 자신을 모두 아낌없이 쓰고 가게 하소서’라고 말이다.

출처 : 새전북신문(http://www.s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