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언론보도
[칼럼_180605] 가슴 뛰는 인생 2막을 위해
관리자 | 2018-06-04 16:28:48 | 945

image



작년에 이사를 하며 가까운 지인에게 화분을 선물 받았다. 귀한 나무라고 해서 나름 신경 써서 꼬박꼬박 물도 주고 철마다 햇빛이 잘 드는 곳에 옮겨가며 애지중지 키웠는데 지난 겨울, 추운 날씨 탓인지 시들시들 하더니 좀처럼 제 때깔을 내지 못한다. 온갖 정성을 들였지만 꽃은 고사하고 이파리마저 다 떨어져 이제 가지만 앙상하게 남아 있다.

한 때 푸른 잎을 자랑하고 위풍당당했던 나무를 보고 있자니 많은 생각이 든다. 며칠 전 저녁을 먹고 거실에서 가벼운 운동을 하고 있는데, 고등학생 아들 녀석이 대뜸 “아빠 그 나이에 운동해서 뭐 하려고 그래요?” “응 요즘 배가 나와서.....,” 처음에는 대수롭게 않게 생각했는데……. 곰곰이 생각하니 괜히 서글퍼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 아이가 생각하는 아빠는 운동해서 몸짱할 나이도 아니고 그렇다고 누구한테 잘 보일 그런 나이도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한마디로 한물갔다는 것이다. 나도 아버지의 나이를 그렇게 생각했을까?

안타깝지만 베이비붐 세대의 맏형격인 1955년생이 내년이면 65세가 된다. 자료에 따르면2019년에는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14%가 되는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2025년에는 인구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화 사회를 맞는다고 한다.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이 돼 고령사회를 형성하는 것이다. 베이비 붐 세대는 약 900만 명으로 전 세대를 통틀어 인구 구성 비율이 가장 높다. 이들은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함께한 세대로, 현재 퇴직을 하거나 퇴직을 앞둔 노인층에 진입하고 있는 중이다.

고령화는 이제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고령화에 대한 맞춤정책도 필요하다. 단순 노인 일자리를 대폭 늘린다고 저소득층 가구주의 고령화를 해결할 수는 없다.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괜찮은 일자리가 노인들에게도 필요한 셈이다.

전라북도는 매년 급증하는 노인들의 생활안정과 사회참여 욕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공익활동, 시장형, 인력파견형 등의 다양한 노인일자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공익활동 노인일자리는 취약노인 가정을 방문해 안부확인과 말벗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노(老老)케어 사업과 지역영농사업, 시니어카페 운영, 초등학교급식 도우미 등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시장형 노인일자리 사업이 있다. 인력파견형은 수요처의 요구에 의해 일정 교육을 수료하거나 능력 있는 노인을파견하고 일정 임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일자리 사업이다.

이처럼 노인의 소득을 높이고 사회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의 종류도 다양해져 자신의 지식이나 경험을 다른 세대에 전달할 수 있는 기회의 폭이 넓어졌다. 하지만 노인인구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일자리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지만, 일자리에 대한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 현재 노인일자리사업 참여 노인은 주로 저소득 계층이고 여성, 고령, 저학력 노인의 참여율이 높은 반면, 참여희망자는 현재 참여 노인에 비해 남성, 저연령층, 고학력자, 자녀동거 노인 등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이들이 노인 일자리 사업에 진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난다는 조사 보고서도 있다.

따라서 건강하고 근로의욕이 높은 베이비부머 세대 퇴직자를 위한 교육훈련, 취업알선 서비스를 늘려야 할 것이다. 다양한 계층의 노인 참여를 도모하기 위해 노인이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일상적인 활동뿐만 아니라 전문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활동을 더 적극적으로 발굴하여 사업 내용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고령노인의 취업상담부터 직업훈련을 통한 취업연계까지 지원할 수 있는 전담부서(JEED)를 후생성산하 독립법인으로 두고, 고령자 능력개발을 통한 노동시장 진입 지원을 위해 고령자 전문직업훈련 전문교육시설인 고령자 학교를 운영 중이다. 미국 또한, 고령자 취업지원프로그램(SCSEP)을 통해 중앙정부 차원에서 고령자 취업상담, 직업훈련, 노동시장진입을 지원하고 실제적인 훈련프로그램 운영은 국가지원단체 및 주담당기관에서 수행하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민관이 주도하는 ‘실버통합지원센터’ 같은 형태의 운영 등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겨울가면 봄이 오듯, 은퇴 후에도 인생 2막의 시작과 함께 경륜과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노인의 특성과 수요에 맞는 양질의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여 노인층이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서 당당하게 활동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의 주인공 산티아고 노인처럼......,

출처 : 새전북신문(http://www.s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