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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칼럼_181105] 다시 꽃들에게 희망을
관리자 | 2018-11-07 17:59:33 | 614
“취업률 높이기 위해 지역에서 요구하는
산업인력 양성 맞춤형 진로 교육 강화가 필요”


노란색 표지에 나비가 그려진 이 책을 처음 접한 건 어렴풋이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때 쯤으로 기억된다. 우연히 헌책방에 갔다가 집어든 책이었다.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얘기인데 왜 제목이 <꽃들에게 희망을>인가... 내용은 애벌레들이 꼭대기에 오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그 경쟁속에서 나비가 되는 과정을 우리네 삶에 빗대어 이야기 했던 그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잊혀진 이 책을 다시 떠올렸던 건, 3년 전 도내 특성화고 학생들의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특성화고 기능인재 취업한마당’ 행사였다.

이날 행사는 도내 특성화고‧마이스터고의 기능인재 우수성을 널리 알려 이 지역에서 취업할 수 있도록 도내 기업인들에게 적극 홍보하고 설명하는 자리였다. 학생들이 직접 꾸미고 준비한 행사장을 나오면서 눈에 띄었던 문구가 바로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부제였다.

그리고 다시 지난 1일과 2일, 전라북도교육청에서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한 직업계고 기능인재 한마당이 열렸다. 행사는 직업체험부스, 직업계고 진로상담, 유관기관 기업인 초청 행사, 3D프린터 제품제작과정 전시 및 체험 등 그전보다 훨씬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이뤄졌다.

30~40년 전만 해도 명문 실업계 고교는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대학진학 열풍이 불면서 실업계고의 명성이 조금씩 퇴색되어 왔다. 현재 전라북도에는 24개 특성화고 4개 마이스터고 일반 실업계고 10개 12,765명의 학생들이 재학하고 있고 올해 졸업을 앞둔 3학년 학생은 4,829명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의 취업률은 지난해 기준 30% 정도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취업난이라고 아우성을 치는 와중에서도 정작 기술 인력을 필요로 하는 기업은 사람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많은 청년들은 뚜렷한 소신과 목표 없이 너도 나도 대학 진학으로 고학력 실업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을 과연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인가?

특성화 고교에는 뚜렷한 목적의식을 지닌 학생들이 많다. 획일적인 대학진학의 꿈을 마다하고 자신만의 꿈을 쫒는 아이들이다. 모처럼 교육청 앞마당이 취약한 취업난 속에 암울한 사회 분위기와 달리 생기발랄한 아이들의 모습으로 환해졌다. 아이들이 힘들고 지칠 때도 빨리 회복하게 하는 것은 꿈이라고 하는 말이 실감났다.

행사장에서 만난 정읍제일고 혁진이는 학교에서 배운 목공기계 기술을 활용해 우든샤프를 만드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힘들지 않냐고 물으니 뭔가를 만드는 것이 그냥 좋다며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정부도 실업계 고등학교를 나온 경력 자체가 자랑스러울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나가고자 ‘희망을 실현하는 실업계고 육성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가 전국 기능대회 입상자 전원을 특채하겠다는 협약을 고용노동부와 맺은 것을 비롯, 많은 대기업들이 각종 기능대회 입상자들을 채용에서 우대한다는 방침을 밝혀 매우 반가운 일이다.

특성화고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에서 요구하는 산업인력을 양성하는 맞춤형 진로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 또한, 지역 기업과 연계하는 프로그램 개발과 함께 우수 기능 인재를 채용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적극 지원하는 정책도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아직은 미흡하지만 학생들이 처음부터 좌절하지 않고 희망의 첫단추를 꿸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길을 열어 줘야 한다.

뮤지컬 한번도 제대로 보지 못했을 남원제일고 학생들의 식전 뮤지컬 공연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 짧은 공연을 위해 지난 7월부터 주말에도 나와 연습을 했다고 한다. 이 학생들의 열정과 떨림이 너무 순수하고 아름답다. 이 날 행사장에서 전공은 다르지만 각자 꿈을 키워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모든 걸 잘할 수 없지만 모든 걸 못하는 아이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한번 꽃들에게 희망을......,

출처 : 새전북신문 http://www.sjb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621492